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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11)
어둠의 양면 달리는 버스 안, 밖은 어둠이 내리고 차는 가로등이 듬성등성한 시골길을 달리고 있다. 나는 산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음영을 바라보고 있다. 어둠 깊숙이 보이는 산기슭을 보면서 낮의 그곳을 그려본다. 그러고 보니 왠지 모를 두려움과 거리감을 주는 그곳도 그리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각이 좁아져서 그렇게 느껴질 뿐 어둠이란 그리 두려운 것이 아니다.` 어둠이 내린 들판, 선선한 바람과 함께 나는 짧은 걸음을 나섰다. 보리밭 위를 덮은 어둠이 산을 저만치 뒤로 물렸다. 이렇게 개방된 곳에 이상하게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걸을수록 주위가 점점 고요해져 간다. 순간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돌아보니 종이가 바람에 떨고 있다. 저 어둠 속에 누군가 있는 거 같아 다가가서 빤히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다...
소년 저 많은 별들 중에 내 꿈이 하나 있어 널 그리워하고 그리워할 거야 낮에는 널 볼 수 없어 눈물로 밤을 기다려 언젠가는 너와 밤새워 이야기할 날들을 꿈꾸며 어느 날 눈물로 새벽을 맞이할 때 아침이슬에 빛나는 작은 꽃잎을 바라본다.
Before Sunrise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평생 일에만 매달려 살았어 52세에 문득 깨달았지 사랑을 줘본 적이 없다는 걸 삶이 무의미해졌대 울면서 그렇게 말했어 '만일 신이 있다면 우리 안엔 없을거야, 너나 내 안엔 우리 사이의 공간에 존재 할거야' 내가 가지 않은덴 간 적이 없고 내가 키스하지 않고 키스한 적은 없어 내가 관객이 되지않은 영화는 본 적 없고 내가 치지않은 볼링은 기억도 없어 자신이 혐오스러워 자신속에 갇혀 사는데 질리는 거지
사물들은 추억을 간직한다. 사물들은 사람들의 추억을 머금고 있다. 매일 걷는 길의 가로수들과 철길과 건물들, 그것들은 항상 그 자리에 오래 있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추억들을 하나둘 간직한다. 그리고 다시 그것들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추억들을 생각나게 한다.